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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한 집] 한 박자 천천히 느림의 미학, 안성 복층 스틸하우스

관리자

view : 12910

건축주 황인상(56)·홍난희(53) 부부는 안성시 보개면 신안리에 터를 마련한 지 거의 10년 만에 전원생활의 꿈을 이뤘다. 초목이 우거진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터에 앉힌 복층 스틸하우스로 동서로 길게 대치한 장방형 외관이 심플하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에 1층은 거실을, 2층은 서재를 에두르는 회랑식 복도를 만들어 각 공간을 숨긴 것이 이색적이다. 방마다 전면창을 비롯한 장방형의 창을 크게 내 시시각각,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미술 작품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신안리
·대지면적 : 655㎡(198.1평)
·건축면적 : 252.2㎡(76.4평). 1층-130.8㎡(39.6평) 2층-121.4㎡(36.8평)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 : 치장벽돌(스마트브릭), 테라코타+합성목재(Kx-wood)
·내벽마감 : 실크벽지, 포인트 타일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타일
·천 장 재 : 실크벽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경기스틸하우징 031-256-4704
www.steelhouse.biz


건축주 황인상(56)·홍난희(53) 부부는 1999년 육중한 산세를 자랑하는 보개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아늑한 터를 마련했다. 하지만 직장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상황이 맞지 않아 마음은 이곳에 몸은 도시에 머무는 채로 10년 가까운 세월을 소비했다. 건축주 부부는 그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각종 건축박람회를 찾아다니고 전원주택과 관련된 책자들을 두루 섭렵하며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시공사 ㈜경기스틸하우징도 그 과정 중 알게 된 곳으로 각종 자료를 보고 직접 찾아가 신뢰감을 얻은 후 결정하게 되었다고.

“지식을 쌓고 직접 다녀보기도 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집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겉으로 화려하고 보기 좋은 집들은 막상 안으로 들어갔을 때 실망감을 준 경우가 많았고 쉽게 질릴 것 같더라고요. 볼수록 매력 있고, 실용성 있는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러한 건축주 부부의 의도를 살려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의 집을 완성했다. 멀찌감치 봤을 때 다소 심심해 보이는 장방형의 외관에는 큼지막한 창을 많이 내 시원스러움이 느껴진다. 화려함보다 심플함과 기능성을 생각해 외벽 마감재로 목재에 플라스틱(폴리올레핀수지)을 결합한 합성목재(Kx-wood)를 사용했는데 목재의 천연 질감을 살려줌과 동시에 방부목에 비해 유지비용이 덜 드는 장점이 있다. 2층은 회색톤의 스마트브릭(Smart Brick)으로 지붕은 외벽과 잘 어울리는 청회색 톤의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지붕 끝은 한옥의 처마 느낌을 살려 외벽 밖으로 120cm 길게 뺐는데 해, 바람, 비로부터 외벽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회랑식 복도 설계로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공간

차분하고 사색적인 외관에서 벗어나 현관으로 들어서면 흰색 실크벽지가 화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부 역시 현대적인 심플함과 한옥의 느낌을 잘 절충한 것이 이색적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는 것이 개방형 거실이 아닌 복도로, 좌측에는 거실과 온돌방이 우측으로는 주방식당이 숨겨져 있다. 숨겨진 공간들은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 점, 숨겨져 있기 때문에 각 공간의 특징이 부각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집만의 독특한 공간인 회랑식 복도는 한 박자 천천히 숨겨져 있는 공간들로 안내한다.

“회랑식 복도가 버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옛 한옥의 툇마루에 온 것마냥 복도를 거닐면서 창 밖으로 보이는 대나무를 바라보다 보면 이 전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여유로움에 푹 빠져서 좋아요.”

거실 전면과 후면에는 전면창을 설치해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거실 우측에 위치한 온돌방 역시 두 면에 걸쳐 창을 설치했는데 사시사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근사한 액자가 된다. 자연만큼이나 독특한 인테리어는 시공과정에서부터 홍난희 씨의 지인知人 이순형 화가의 작품을 적용할 것을 생각하고 설계됐다. 벽과 하나를 이루는 그녀의 작품들은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와 어울려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하다.

거실 왼쪽에 자리한 주방식당 공간은 주부의 동선을 고려해 싱크대를 벽이 아닌 테이블과 마주하도록 하여 소통을 자유롭게 했고, 거실 창 밖까지 조망하도록 배려했다. 또한 주방식당 옆에는 덱을 마련해 외부에서도 출입이 용이하게 했다.

2층 역시 서재를 끼고 왼쪽 방향으로 동선을 그리며 돌아가는 구조다. 서재 전면에 위치한 발코니를 기준으로 우측에는 화장실과 안방이, 좌측으로는 자녀방과 화장실이 자리한다. 이처럼 1층은 가족이나 이웃과의 친목을 도모하는 공용공간으로, 2층은 개인공간으로 차별화를 두어 계획했다.

*

건축주 부부는 입주한 후 조경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 막상 이주했을 때 보기 좋지 않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건물 공사와 동시에 조경 작업을 진행했다. 덕분에 완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정원에 푸르름이 가득하다. 자라는 풀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정화되고 치유되는 느낌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고.

“도시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자연고픔증’이 생겼어요. 시간에 쫓기며 여유 없이 사는 것에도 지쳤고요. 이주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집들이만 20번도 넘게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공짜로 향유하는 대가인가 싶어요.”田



서상신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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